2026-09-23
어제 브리핑에서 우리는 삼전닉스가 코스피를 사상 첫 7,000선 위로 밀어올린 걸 '축포'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국내주식 251건을 세어 보니, 상위 낱말이 미묘하게 바뀌었습니다 — 「겨우」·「전강후약」·「사수」·「뒷심 부족」.
'전강후약' 코스피, 2%대까지 오르다 강보합…'7천피'는 사수(종합) (연합뉴스)
장 초반 2%대까지 뛰었다가 오후에 밀렸습니다. '탈환'의 기세가 '사수'의 방어로 바뀐 하루였습니다.
美반도체주 급등에도…7천피 겨우 지킨 코스피 (한국경제)
삼전 0.9%↑, 하이닉스 1.5%↓…강세보이다 뒷심 부족(종합) (연합뉴스)
어제 7천피를 이끈 두 대장주가 오늘은 힘이 빠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고, SK하이닉스는 오히려 내렸습니다. 미국 반도체주가 밤사이 급등했는데도 국내 지수는 '겨우' 버틴 겁니다. 같은 재료(반도체·AI)로 이틀 연속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신호입니다.
'뮤즈'가 깨운 AI 부품주…코스피 주춤해도 PCB는 질주 (한국경제)
흥미로운 건, 지수는 주춤해도 AI 부품(PCB 등) 세부 종목은 질주했다는 점입니다. 대장주에 몰렸던 돈이 한 박자 쉬며, 그 아래 부품·소재로 순환(로테이션) 한 겁니다. 열기가 꺼진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긴 셈입니다.
7천피는 지켜졌습니다. 다만 오늘의 '겨우'는, 어제 우리가 붙였던 물음표 — "지수를 올린 힘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 — 에 대한 첫 대답입니다. 대장주는 숨을 고르고, 돈은 부품주로 옮겨가고, 그제 브리핑에서 짚은 국채금리(돈값)는 여전히 오르는 중 입니다. 잔치 다음날은 늘 조용한 법입니다.
축포가 터진 다음날, 시장이 '사수'를 말하기 시작하면 그건 숨고르기입니다. 이 숨고르기가 재충전으로 이어질지, 되돌림의 시작일지는 다음 며칠의 제목들이 정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