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8
'서울 마지막 판자촌' 강남 구룡마을 화재… 강풍까지 불어 진압 난항 (조선일보)
구룡마을 7시간 30분 만에 주불 진압…축구장 26개 면적 태워(종합2보) (연합뉴스)
구룡마을은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숲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판자촌입니다. 합판과 비닐로 지은 집들이 좁은 골목을 따라 빽빽이 붙어 있어, 한 곳에서 불이 나면 순식간에 옆으로 옮겨붙습니다. 이번에도 강풍을 타고 불길이 번져 진압에 7시간 30분이 걸렸고, 탄 면적은 축구장 26개에 달했습니다.
구룡마을이 오래 남은 이유는 가난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 땅을 어떻게 개발하고 누가 보상을 받고 주민은 어디로 옮겨 갈지를 두고 오랫동안 셈법이 엇갈려 왔습니다. 그 사이 사람들은 '곧 떠날 집'에 계속 살아야 했고, 임시로 지은 구조물은 세월과 함께 더 타기 쉬운 상태로 남았습니다. 재개발이 멈춰 선 시간만큼, 위험도 그 자리에 머물렀던 셈입니다.
문닫은 학교 4000여곳… 화재·무단점유 잇따라 (조선일보)
같은 주, 문을 닫은 학교 4000여 곳에서 화재와 무단 점유가 잇따른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사람의 손이 떠난 공간은 방치되는 순간부터 다른 위험으로 채워집니다. 판자촌이든 폐교든, '언젠가 정리할 곳'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순간 관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구룡마을 화재는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니라, 도시가 오래 미뤄 둔 결정이 어떤 식으로 청구서를 보내는지 보여 준 장면에 가깝습니다. 가장 비싼 땅 옆에 가장 취약한 집이 수십 년째 남아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나중에'라고 말해 온 문제의 목록을 비춥니다. 불은 꺼졌지만, 그 목록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